2019 회고록

2019 회고록

백엔드 개발자로서 일한지 1년하고 조금 넘은 지금. 나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잘하고 있는가? 내게 맞는 직업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은 재작년부터 이어온 질문들이었으나 2019년에도 나는 그 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아마 평생 이 답을 찾지 못 할 것 같다. 그러나 2018년 10월 입사 때와 다른 게 있다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개발자가 될지에 대한 길을 보았고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목표가 생겼다.

스터디

현재 회사 면접에서 개발자의 매력은 “평생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던 나는 꾸준히 공부하려고 ‘노력’은 했던 것 같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했던 스터디

  • 300 스터디

사람은 역시 벌금과 벌칙이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으며 진행했던 스터디다. 매주 5개의 강의,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야 했는데 덕분에 네트워크 강의를 완강할 수 있었고, 맛보기로 리눅스 커널에 대해서도 공부를 했다. 마지막 3주 동안 오픈소스는 파이선 mocking 한글 번역을 선택했었다. unit test 때 자주 사용해서 선택한 주제였으나, 모르는 mock 기능들이 너무 많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한 과제로 전락해버렸다. 결국 마무리 짓지 못한 프로젝트로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벌금을 내고 말아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마무리였다.

  • Swift/ IOS 스터디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면서 이 분야가 정말 나한테 맞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한 Swift 스터디. 정적언어인 Swift를 공부하면서 되려 Python에 대해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던 스터디였다. 메모리, 변수 관리 등과 같은 너무 당연하게 쓰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왜’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장고 친구들과 함께한 스터디

  • OS 스터디

학부생 시절 나는 컴공을 복수전공을 했다. 당시 어렵다고 피했던 과거의 선택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OS였다. 이번 장고 친구들과 덕분에 OS 강의가 완강했다. 혼자 했다면 완강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같이 공부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던 스터디다. 필요에 의해서 들었던 강의기도 했지만 파이썬 메모리 관리 발표 준비를 하면서 더 재밌게 공부했기에 다음번에는 OS 만드는 책을 하나 사서 해보고 싶다.

그 외

  • python 디자인 패턴

‘디자인 패턴이 있다.’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했었다. python의 경우 일부 디자인 패턴들을 차용해서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물론… 발표 준비용으로 짧게만 공부하고 더 깊게 공부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 강의를 완강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python memory 관리

Swift 공부하면서 궁금해진 부분이다. C 와 달리 모든게 다 되는 Python의 여러 부분을 볼 수 있었는데 Reference Count와 Garbage collection 모두를 이용하여 메모리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다. PPT 로만 정리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블로그에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발표 때 좀 헤맸던 부분도 정리해야겠다.

행사

Women Techmakers Korea

2019/20190413_154137.jpg

현재 회사에는 여자 개발자가 2명뿐이다. 그래서 항상 다른 여성 개발자분들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Women Tech makers를 통해 다양한 직군의 여성 개발자/디자이너/PM 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구글에서 개발 팀장을 하시고 PM으로 직종을 바꾸신 에미이장님의 발표가 인상 깊었다. 치열한 환경 속에서 자신을 컨트롤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해 주셨었는데 일하면서 자주 되새기는 마인드 셋이 되었다.

Pycon Korea

2019/pycon.jpeg 예쁘게 찍어주신 CH 님께 감사

재작년에 못 가서 아쉬워했었는데 이번에는 회사 부스 운영부터 여러 세션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행사를 참여하면서 느끼는 건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Python 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정겨울 님의 ‘파이썬 3.7 어찌 그렇게 빨라졌나?’ 는 발표내용도 재밌었고 발표도 좋았어서 기억에 남는다. 솔직하게 말하면 발표 내용의 반절이상은 잘 모르는 부분이었으나 Cython 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또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외국인이 우리 회사를 소개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나름 영어 공부도 했었고 외국인과 대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꿀먹은 벙어리가 돼버려서 다른 동료분이 도와주셨었다. 그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영어로 발표해 보기’ 그리고 ‘외국인 개발자들과 함께 코딩해보기’

Start Up Tech Challenge

2019.jpeg

회사에서 주최한 행사로 4월부터 10월까지 정말 긴 시간 동안 준비했었다. 식사메뉴 선정, 연사자 초청, 이벤트 등 하나부터 열까지 동료들과 함께 만들었기에 더 의미 있었고 뿌듯한 행사였다.

회사

  • 배포 그리고 팀 변경

    내게는 큰 프로젝트였던 4월부터 진행한 ‘상환 고도화 시스템’ 을 배포했다. 내가 상환/정산 쪽을 맡으면서 얼마나 꼼꼼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 프로젝트였다. 이자 계산이 1원 차이도 나면 안 됐기 때문에 엑셀 수식을 이용하여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고, 거짓말 안 하고 100개가 넘는 unit test를 통해서 이자 계산 검증을 했다.

    물론 많은 테스트는 로직의 일부가 변경되었을 때 내가 놓쳤던 부분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지만, 테스트도 함께 변경해야 하는 유지 보수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후 어떻게 테스트들을 관리할지에 대해 고민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다른 회사는 테스트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다)

    배포가 끝난 후 회사 이사와 함께 팀이 변경되었다. 업무가 바뀐 건 아니지만 6명이 넘는 팀에서 나를 포함하여 단두명으로 이뤄진 팀으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내게 적응 시간이 좀 필요했다. 계속 같이 일했던 동료였으나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단둘이서 일했기에 그만큼 의견 충돌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둘의 합을 맞추기 위해 서로 큰 노력을 했다.

  • DB LOCK

    하반기에 자주 발생했던 Lock time out과 Dead Lock. 정말 아주 간단하게 이게 왜 발생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ock 종류와 MYSQL Lock에 대해 알아봤다. 알면 알수록 너무 어려운 DB의 세계. Django 의 ORM 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했는데, Lock timeout 을 통해 무엇이든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 은행

    업종이 핀테크라서 은행과 함께 협업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종종 있다.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은행과 협업을 하게 되었는데, ‘커뮤니케이션’ 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왜냐하면 요구사항을 조금 더 명확하게 물어보거나 주었다면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잘 안되서 답답했었다. 누구탓을 하기엔 스스로가 많이 부족했으며 은행과 일을 하기 전에는 3배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타

  • 1년간 열심히 한 필라테스

    스스로를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 중 하나인데, ‘앉아만 있는 직군이라서 건강을 꼭 챙겨야 한다’는 주변 개발자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던 필라테스.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얼마나 할까 싶었지만… 회사 근처로 다니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길 수 있었다

  • 흐지부지 끝난 프로젝트

    장고 친구들과 싸이월드를 모티브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자고 뭉쳤으나 서로 바쁘다 보니 흐지부지 끝난 프로젝트다. 그래도 오랜만에 AWS를 만지면서 code pipeline, ECR를 이용했다. 물론 올 한해 내 개인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년에는 생각해놨던 프로젝트를 해봐야겠다.

Good Bye 2019, Hello 2020

나 스스로 자부하는 것중 하나인데 “나는 인복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힘들면 달려와서 위로해주고 또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한 해는 같이 일한 동료들에게 좋은 동기부여와 에너지를 받았었다. 물론 ‘나는 그런 에너지를 주는 동료였는가?’ 에 대한 의문이 있다.

코딩을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때 정말 많이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함께 코딩한다’ 는 점이다. (그래서 혼자 토이프로젝트 하는 것보단 함께 하는 걸 더 선호하기도) 물론 개발자로서 한 획을 긋는 뛰어난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있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개발자 로 성장하고 싶다는 목표가 지금은 좀 더 내게 중요한 것 같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기에 이 부분을 채워가면서 함께 일하면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드는 그런 내가 되고 싶다.